결국 '만능 키' 잡은 홍명보…이재성·황인범 '축구 도사'들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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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재성이 중앙에 배치되는 게 아주 특별할 일은 아니다. 이재성은 허리라인 위로는 어디서든 몫을 해내는 선수다. 뛰어난 볼 간수와 탈압박, 폭넓은 시야와 활동량, 연계 플레이에 능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결정까지 지을 수 있는 '만능 키'에 가깝다. 앞선에 있는 게 보다 효율적이기에 홍명보 감독도 주로 2선 공격수로 배치했으나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는 '축구 도사' 위치를 중앙으로 끌어내렸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는데 대표팀의 오랜 숙제 '중앙 미드필더 조합'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선택으로 보인다. 이재성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학교(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5-0 완승에 일조했다. 개인적인 포인트는 없었으나 후반 한국이 보다 높은 점유율 속 효율적인 전개가 가능했던 것은 중앙에서 부드럽게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 이재성의 공이 적잖았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재성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규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전반 막바지 손흥민의 멀티골로 리드를 잡아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넘어온 영향도 있으나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이재성이 투입되며 경기가 더 매끄럽게 흘렀다. 한동안 공이 트리니다드토바고 진영에서 돌았을 정도로 한국이 압도했다. 그리고 후반 16분, 부상으로 오래도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던 조타수 황인범이 투입된 이후가 주목해야할 장면이다. 7개월 여 만에 A매치에 출전한, 소속팀 페예노르트에서도 부상을 당해 실전에 두 달 만에 나선 황인범은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홍 감독도 "일부러 출전 시간을 조정했는데, 역시 중원에서의 지배력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수준이다. 아주 좋았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황인범은 30분가량 뛰며 특유의 창의적인 패스를 전방으로 뿌렸고 직접 중거리 슈팅도 시도하는 등 팀이 원하고 자신이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했다. 그는 "내가 가진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냈다"고 자평했는데, 궂은일을 신경 쓰지 않도록 곁에서 도운 이재성 지분을 간과할 수 없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이재성은 어느 포지션이든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우리 팀이 중앙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이 많기에, 이재성을 황인범과 짝 지어 조합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둘 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임 후 2년 가까이 황인범의 마땅한 짝을 찾지 못했던 홍 감독이 돌고 돌아 '만능 키'를 쥔 모양새다. 이강인을 비롯해 황희찬, 배준호, 이동경, 엄원상 등 이재성이 아니더라도 2선에서 활약해줄 선수들이 많아진 것도 발상의 전환에 도움을 줬다는 생각이다. 마냥 황인범의 뒤를 받치는 마당쇠 역할로 축소된다고 여길 선택도 아니다. 이재성도 황인범도, 소위 '축구 머리'가 좋은 선수들이다. 이재성의 센스와 킥도 황인범 못지않다. 어쩌면 두 선수의 시너지가 이번 대회 성패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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