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발인 줄…183cm 손흥민 ‘255mm 축구화’ 신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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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의 크기는 반드시 물리적 체적과 비례하지 않는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LAFC)의 발이 대표적인 예다. 신장 1m83㎝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의 발 사이즈는 255㎜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 평균에도 미치지 못할 법한 작은 발이 압도적 경기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이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손흥민은 항상 255·260·265㎜의 3가지 사이즈 축구화를 준비한 뒤 당일 발 상태와 미세한 컨디션 변화를 감안해 한 개를 고른다. 모든 축구화는 손흥민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해 정밀하게 맞춤 제작했다. 그가 꽉 끼는 축구화를 고집하는 건 골퍼가 클럽 페이스에 공이 닿는 찰나의 타구감을 중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른바 ‘감각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공을 다루는 순간순간마다 발끝의 신경세포로 미세한 마찰까지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다. 그 대가는 혹독하다. 그의 맨발 상태는 남들에게 보여주길 꺼릴 정도로 처참하다. 발톱이 빠져 검붉은 멍이 들고,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처럼 불규칙하게 뒤틀리고 굽어 있다. 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 발은 손흥민의 피·땀·눈물을 상징하는 훈장이나 마찬가지다. 수많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격렬한 스프린트와 상대의 거친 태클을 온몸으로 견뎌낸 증표다.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강원도 춘천에서 부친 손웅정 씨와 매일 오른발과 왼발 각각 500개씩의 슈팅을 때리며 화석처럼 남은 지독한 반복 훈련의 증거이기도 하다. 그의 축구화는 선수 자신의 성장 역사와 함께 하며 진화했다. 함부르크(독일) 소속이던 지난 2008년부터 손흥민을 후원한 아디다스는 그의 진화 궤적에 어울리는 축구화를 꾸준히 선보였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경험한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아디제로 F50’을 착용한 손흥민은 알제리를 상대로 본선 첫 골을 터뜨렸다. ‘엑스 18+’를 착용한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전에서 50m를 단 7초 만에 주파(최고시속 32.83㎞)하며 바람처럼 내달려 골을 넣었다. 4년 전 카타르대회에선 끈 없는 모델 ‘X스피드포탈’을 신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우루과이전에선 당시 상대 육탄 방어에 양말이 찢어지고 축구화가 벗겨지는 고난을 견뎌냈고, 이어진 포르투갈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돕는 감각적인 킬 패스로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세 차례 밟는 동안 그의 축구화엔 줄곧 작은 태극기가 새겨져 있었다. 네 번째 월드컵을 앞둔 상황은 또 다르다. 어느덧 34세로 전성기를 넘긴 시점이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은 물리적인 발 크기로 잴 수 없는 거대한 영역에 도달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7400만 파운드(약 1510억원)로, 북중미 월드컵 출전 선수 1248명 중 7위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메시, 네이마르(브라질),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해리 케인(잉글랜드), 모하메드 살라흐(이집트) 등 이번 대회 최고의 톱스타들 바로 다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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