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프로농구서 30분 지각, 변명도 안 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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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안 오고, 심판도 오지 않는다. 코미디가 아니다. 2026년 대한민국 프로농구의 참담한 민낯이다. 지난 9일 수원 KT와의 경기, 삼성 김효범(43) 감독은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후반전이 되어서야 코트에 나타났다.
김 감독은 경기 시작 불과 1시간 전 구단에 전화를 걸어 “개인 사정으로 30분 정도 늦겠다”고 통보했다. 그 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잠수’를 탔다. KBL 대회운영요강 제25조와 26조에는 선수단의 정시 도착과 경기 협조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 규정을 떠나 1분 1초를 다투는 승부의 세계에서 수장을 맡은 이가 경기 직전에 노쇼(No-Show)를 통보하는 것은 팬들과 선수단, 그리고 농구라는 종목 자체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다.
사후 대처는 더 이상하다. 김 감독은 지각 사유에 대해 “개인사”라며 입을 닫았다. 감독이라도 늦잠을 자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말 못 할 개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라면, 그리고 실수를 했다면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최소한의 납득 가능한 이유를 설명하고 고개 숙여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 그것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삼성은 2쿼터까지 리드를 잡고도 감독이 복귀한 후 오히려 흔들려 연장 접전 끝에 101-104로 역전패했다. 감독이 온 후 선수들이 더 못 한 것도 웃지 못할 블랙코미디다. 9위라는 순위표보다 더 뼈아픈 건, 영문도 모른 채 지각한 감독을 기다려야 했던 팬들의 배신감이다.
최근 농구계는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지각’ 사고로 얼룩져 있다. 지난달 16일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심판 배정 실수로 경기가 30분 지연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감독은 안 오고, 심판은 까먹는 리그를 누가 귀한 돈과 시간을 써가며 보겠는가.
한때 겨울 최고 스포츠였던 농구의 인기는 이미 바닥을 지나 지하실로 내려가고 있다. 위기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농구인들 스스로가 농구를 존중하지 않는데, 어느 팬이 이 종목에 애정을 쏟겠는가. 김효범 감독의 지각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한국 농구의 무너진 기강과 프로 의식의 실종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KBL과 구단은 다시는 이런 직무 유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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