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가 사라져가는 ‘효율의 시대’, 양창섭의 무사사구 완봉승이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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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는 낭만보다 관리, 기록보다 실리를 중시한다. 선발 투수가 1회부터 9회까지 홀로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완봉승’도 그 맥락에서 점점 더 보기 어려워지는 장면이다. 투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단 하루의 영예보다, 한 시즌을 부상 없이 치르기 위한 체력 안배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이유 있는 ‘효율의 시대’다. 과거엔 팀 성적을 위해 자신의 어깨를 아낌없이 희생하다 너무 빨리 사라져버린 투수가 적지 않았다. 요즘은 아마 야구부터 엄격한 규정에 따라 학생 투수들의 투구 수를 관리한다. 프로에서는 이른바 ‘이닝 이터’형 선발 투수들이 갈수록 줄어든다. 오프너(2~3이닝을 소화하는 첫 번째 투수)·불펜 데이(불펜 투수들이 1~2이닝씩 이어던지는 경기)·탠덤(두 명의 선발이 5이닝+4이닝을 막는 투수 운용법) 등 과거엔 낯설었던 용어들도 보편화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야구팬의 꿈과 추억을 먹고 성장한 리그이기도 하다. 팬들은 한 투수가 경기의 첫 공과 마지막 공을 모두 던지는, 압도적인 ‘투수의 경기’를 여전히 기다린다.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이 그 낭만의 기억을 다시 그라운드로 불러왔다. 그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9이닝을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완벽에 가까운 역투로 데뷔 첫 완봉승(삼성 10-0 승리)을 올렸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무사사구 완봉승. KBO리그 역대 143번째 진기록이다. 올 시즌 부침을 겪다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은 그는 “4이닝 투구를 목표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던지다 보니 어느덧 9회였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양창섭의 완봉승은 올 시즌 두 번째였다. 첫 완봉승은 KIA 타이거즈 애덤 올러가 지난달 24일 광주 롯데전(4-0 승리)에서 달성했다. 그 후 LG 트윈스 라클란 웰스(4월 28일 수원 KT 위즈전)와 두산 베어스 웨스 벤자민(5월 2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이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 기대감을 키웠지만, 9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무산됐다. 투구 수도 웰스가 84개, 벤자민이 78개로 큰 무리가 없던 상황이라 이후 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두 투수가 도전을 포기한 이유는 각각 달랐다. 웰스는 9회 투구를 원했지만, 감독이 만류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당시 “웰스는 시즌 초반 빌드업 기간이고, 바로 다음 주 2회 등판이 예정됐다. 호주 시절부터 80구 이상 투구하면 실점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받았다”며 “무리시킬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벤자민은 팀이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이라 위험 부담이 컸다. 그 자신도 9회 등판 의사를 묻는 코치진에게 “지쳤다(tired)”고 답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선수 의지가 강력했다면 ‘한번 해보라’고 했을 텐데, 부담스러워하는 게 느껴졌다”며 “마무리 투수 이영하도 준비를 마쳤고, 벤자민의 구속도 경기 초반보다 떨어진 것 같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양창섭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타선이 2회까지 3점을 뽑았고, 7~8회엔 무려 7점을 더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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