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코스튜크. 끝나지 않은 전쟁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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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A 500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나왔다. 11일 열린 결승전은 우크라이나의 마르타 코스튜크와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가 경기를 치렀는데 결과는 사발렌카가 세계랭킹 1위답게 6-4, 6-3으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사발렌카는 코스튜크를 상대로 5전승을 기록 중이다.
시상식에서 코스튜크는 상대 선수인 사발렌카와 눈을 맞추거나 인사를 나누지도 않았으며,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함께 찍는 공식 기념사진 촬영도 거부했다. 코스튜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과 악수를 하지 않고 있다.
준우승자로 먼저 시상대에 선 코스튜크는 소감에서 상대 선수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조국인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대해 매우 절실한 연설을 했다. 그녀는 "나는 매일 내 마음의 고통과 함께 경기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 전기도, 온수도 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 매일 이런 현실을 마주하며 경기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하며 "이곳 브리즈번은 너무 더워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내 여동생은 집이 너무 추워서 세 장의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팬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내가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은 단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지켜보고 지지해 주는 온 국민이 있다."
코스튜크는 대회 기간 동안 많은 우크라이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국기를 흔들며 응원해 준 것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코스튜크는 "이번 주 이곳에서 수많은 우크라이나 팬들과 국기를 보게 되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코스튜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기원하는 "슬라바 우크라이나(Slava Ukraini, 우크라이나에 영광을)"를 외치고 소감을 마쳤다.
반면 사발렌카는 코스튜크가 자신을 무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설을 통해 코스튜크와 그녀의 팀에게 시즌의 멋진 시작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앞으로도 결승에서 자주 만나 멋진 테니스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행운을 빌어주었다.
이러한 '냉전' 상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전쟁을 지지하거나 방관하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과 악수나 인사를 나누지 않는 관례의 연장선상에 있다. 코스튜크는 이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해 왔다.
전쟁으로 인한 국가적 갈등이 테니스 코트 위 시상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며 코스튜크의 의도적인 무시와 사발렌카의 의례적인 축하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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