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의 오디세이] 야닉 시너가 '불사조' 조코비치에 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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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테니스 머신 또는 로봇처럼 공을 빈틈없이 잘 친다는 소리를 들어도, 완벽에 가까운 선수는 없는 법인가요? 하드코트의 최강자로 호주오픈 남자단식 3연패를 노리던 야닉 시너(24·이탈리아). 세계랭킹 2위인 그는 왜 14살이나 많은 4위 노박 조코비치(38·세르비아)한테 허망하게 무너졌을까요? 지난 30일 밤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호주오픈(AO) 남자단식 4강전을 본 테니스 팬들은 모두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롤랑가로스와 윔블던 등 두번의 그랜드슬램 4강전에서 시너와 만나 모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한 조코비치였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겁니다. 4시간9분 동안의 숨막히는 접전 끝에 조코비치의 세트 스코어 3-2(3-6, 6-3, 4-6, 6-4, 6-4) 역전승. 애초 시너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주오픈 10연패에 빛나는 조코비치는 지난해의 조코비치가 아니었습니다.
흔히 스포츠계에서는 어떤 선수가 평소와 좀 다르게 어떤 날 하루 미친 듯한 경기력을 선보일 때 '그 분이 오셨다'고 하는데, 조코비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호주오픈에 따르면, 경기 뒤 차분히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시너는 의기소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프다. 많이. 배경을 알기에 나에게 매우 중요한 슬램이었다.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우리 둘다에게는 좋은 경기였다.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활용하지 못했고, 그것이 결과다. 확실히 아프다."("[It hurts] a lot. It was a very important Slam for me, knowing also the background, it can happen. It was a good match from both of us. I had many chances, couldn't use them, and that's the outcome. It hurts for sure.")
그의 말대로 시너가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5세트 게임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를 브레이크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도 살리지 못한 것입니다.
거기서 브레이크포인트를 얻어냈다면 시너가 3-1로 앞서게 되고, 주특기인 서브를 바탕으로 다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내게 된다면 4-1로 벌어지게 되는 것이었지요. 다소 여유있게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었는데. 아무튼 시너로서는 가장 중요하고도 아쉬웠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너는 이날 무려 18개의 브레이크포인트 기회를 잡고도 2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성공률 약 11%). 그만큼 조코비치가 위기 상황에서도 위력적인 서브로 포인트를 따내고, 놀라운 리턴샷으로 시너의 공격을 맞받아쳤기 때문입니다. 조코비치는 브레이크포인트 8번의 기회에서 3번을 성공시켜 성공률은 시너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승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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