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혁이 꼽은 극적 월드컵행 ‘은인’ 정경호 감독의 20년 전 ‘한(恨)’ “꼭 뛰고 성장해 돌아오길”[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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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정경호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올라 본선으로 향했지만, 경기는 뛰지 못했다. 안정환, 이천수, 설기현 등 스타가 즐비한 공격 라인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았다. 당시엔 교체 카드도 3장뿐이라 기회를 잡기 더 쉽지 않았다.
20년이 흘렀다. 정 감독은 제자 이기혁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기혁은 1년 6개월의 공백을 깨고 월드컵 대표 선수가 돼 강원 구성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반전의 일등 공신은 정 감독이다. 이기혁은 “강원에 온 뒤 센터백이라는 포지션을 맡을 수 있게 역할을 부여해준 분이 정경호 감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께서 방향성을 잘 설정해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 같다. 감사하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이기혁의 부모도 17일 울산HD전을 마친 후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정 감독에게 대형 꽃다발을 전달했다. 아들의 월드컵행 뒤에 정 감독의 덕이 크다는 걸 가족도 잘 안다.
정 감독의 마음도 각별하다. 그는 “기혁이는 2024년 제주에서 데려와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당시 다들 반대했는데 내가 해보자고 했고, 결과적으로 베스트11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라며 “진가를 홍명보 감독께서 지켜보셨다. 좋은 기운이 모인 것 같다. 이게 시작이니 많이 배우고 성장해 돌아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본선에 갔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한을 기억하는 정 감독은 “대회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가 오면 출전해 경험하고 오는 것도 좋다. 간절한 선수니까 잘하고 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스승의 소망과 기대처럼 이기혁도 월드컵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기혁은 “동아시안컵 이후 A매치가 월드컵이라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감독께서도 꼭 뛰고 오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도 출전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관건은 적응. 워낙 오랜만에 대표팀에 가세하는 만큼 빠르게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 그는 “2024년 소집 땐 내가 나를 깨지 못해 아쉬웠다. 팀에서는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는데 대표팀에서는 너무 긴장을 많이 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라면서 “이번엔 후회 없이 밝은 모습과 에너지를 마음껏 발휘하겠다. 기존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빠르게 적응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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