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퍼 장착 ‘팔색조 류현진’…완성형은 소멸, 학습형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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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은 보통 ‘완성형’이다. 과거에 쌓인 노련함과 경험으로 현재를 끌어간다. 그런데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진행형’이다. 어제의 공으로 오늘을 던지지 않는다. 만 39살의 나이에도 자꾸 뭔가를 배워서 추가한다. 올해는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Sweeper)를 자신의 구종에 추가했다. 스위퍼는 공이 옆으로 쓸어버리듯(스윕·Sweep) 크게 휘어져 나가는 게 특징이다.
류현진은 지난 7일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경기에서 스위퍼 8개(스트라이크 5개)를 던졌다. 3회말 1사 뒤 박성한에게 한복판 속구(시속 143㎞)를 던진 뒤 연거푸 2개의 스위퍼(시속 126㎞)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5회말에는 스위퍼가 덜 휘면서 박성한에게 2루타를 맞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이날 속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스위퍼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탈삼진 10개를 솎아냈다. 류현진은 시즌 첫 등판(1일 KT 위즈전) 때도 스위퍼 6개를 던졌는데, 그때는 완성이 덜 되어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게 1개뿐이었다.
류현진은 스위퍼를 던지게 된 이유에 대해 “(같은 팀의)왕옌청의 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휘어나가는 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습했다”고 밝혔다. 왕옌청은 류현진과 같은 좌완 투수로, 류현진보다 14살이나 어리다.
류현진의 습득 능력은 가히 탁월하다. 2006년 신인 시절 스프링캠프 때 같은 좌완인 대선배 구대성에게 체인지업 그립을 물어보고 불펜에서 몇 번 던져본 뒤 30분 만에 체인지업 궤적을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이를 더 가다듬어서 이후 KBO리그를 평정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뒤 어깨 수술 등으로 구속이 떨어지자 2017년부터는 생존을 위해 본격적으로 커터를 연마했다. 따로 스승이 있던 것은 아니다. 동료들의 투구 영상과 데이터를 보면서 스스로 그립에 변화를 주면서 터득해나갔다. 커터가 정상 궤도에 오르자 속구, 체인지업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19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수 있던 이유다. 그리고, 이제 스위퍼다.
스위퍼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은 “예전처럼 힘(구속)으로 안 되기 때문에 팔색조로 바꿔서 모든 구종을 다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다른 구종도 던질 예정”이라고까지 했다. 손끝의 감각만으로 공의 회전을 제어하는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류현진은 올해로 프로 데뷔 20주년이 된다. 그의 야구 인생을 되짚어 보면, 그는 절대 안주하지 않았다. 타고난 재능이 마모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새로운 무기를 수집하며 스스로를 업데이트해 왔다. 그래서 지금도 KBO리그에서 한 경기 10탈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나이는 공평해서 한때 한화의 소년 가장이던 류현진 또한 늙고 있다. 하지만 그의 투구는 낡지 않았다.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완성형은 소멸하지만, 학습형은 진화한다. 마운드 위 류현진의 시간은 그렇게 거꾸로 흐른다. ‘어제’가 아닌 ‘오늘’의 공을 던지는 류현진이 계속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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