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장 "체력 훈련 미흡" 실토...딜레마 빠진 엘리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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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지난 21일에 나왔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정재원(24·강원도청)은 이번엔 금메달을 노리고 있었다. 정재원은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면서 기회를 엿봤다. 레이스 막판 승부수를 띄운다는 작전이었다. 그런데 결승선 14바퀴를 남기고 변수가 생겼다.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 빅토르 할 토루프(덴마크)가 속도를 높이며 앞으로 튀어 나간 것이다. 하지만 정재원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두 선수를 뒤따라가지 않았다. 결승선까지 3바퀴를 남기고 정재원과 선두 그룹 2명과는 거의 100m 차이가 났다. 그런데도 정재원은 스퍼트를 하지 않았다. 정재원은 계속 뒤에서 에너지를 아꼈다. 2바퀴를 앞두고 뒤늦게 속도를 올렸지만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따지 못하고 5위에 머물렀다. 정재원은 경기 후 “제 착각이었다”고 말했지만 국내 빙상계 관계자는 “작전의 실패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체력 부족 때문인 것 같다. 막판에 선두 그룹과 큰 격차가 나 금메달과 은메달이 멀어지고 있는데도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것은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쇼트트랙도 마찬가지였다. 김길리가 2관왕에 오르면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 강국으로서 어느 정도 체면은 지켰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성기 때의 스피드와 추월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을 맡은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도 체력 미흡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쇼트트랙에서 메달이 나왔지만, 사실 체력 훈련이 많이 되지 않았다. 선수 인권 존중을 위한 개인 자율 훈련을 진행하다 보니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촌과 심도 있게 논의해서 체력의 한계점을 넘어가는 그런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본다. 올림픽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6년 태릉선수촌 개장 이후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른바 ‘지옥 훈련’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아무리 힘들어도 국제대회 메달을 위해 지도자가 지시한 강훈련을 묵묵히 감수해왔다. 그런데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고 2017년 진천선수촌 시대를 맞으면서 확 변했다. 쉽게 말해 ‘지옥 훈련’을 거부하는 현상이 생겼고 이에 비례해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은 점점 추락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진천선수촌 합동 강화 훈련 기간에 일부 선수들이 외부 식당에서 술을 많이 마셨고 한 선수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키는 등 기강 해이 문제까지 불거졌다. 경기력 퇴보를 막기 위해 전임 집행부(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장재근 선수촌장)는 자율에 맡겼던 새벽 운동을 의무적인 훈련으로 변경했고 2주에 한번 하는 산악 훈련도 부활했다. 또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선수촌 와이파이도 통제했다. 그리고 해병대 극기훈련까지 실시했다. 하지만 ‘꼰대 마인드’,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선수들의 반발과 함께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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