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국민배우 안성기, 그린에 남긴 겸손 배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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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안성기가 74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어간 뒤 추모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70년 가까이 연기 외길을 지킨 한국 영화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스크린을 넘어 사회 구석구석에 끼친 고인의 선한 영향력은 늘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었습니다. 본업인 연기에만 전념하며 CF 출연, 정계 입문 등 주변의 끈질긴 권유에도 한눈 팔지 않았습니다. 후배를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늘 가르침과 솔선수범의 대명사였습니다. 이러한 따뜻한 풍모는 고인이 생전에 즐겼던 골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설가 고 최인호 작가의 소개로 골프를 처음 접한 한때 70대 타수도 곧잘 쳤으며 꾸준히 80타 전후를 치는 아마추어 고수입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도 230∼240야드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를 날렸습니다. 고인의 스윙은 골프 교본처럼 아름답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하지만 고인은 골프가 단순한 게임이 아닌 매너 스포츠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철학을 철저하게 실천했습니다. 고인은 과거 인터뷰에서 "몸을 부딪치는 운동은 잘 못하고 상대를 속이는 동작도 싫어한다. 골프는 개인이 하기 나름이라 생각하니 나한테 잘 맞았다"라며 "연습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혼자 할 수 있고 그래서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고인과 자주 골프 라운드를 했던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은 "안성기 씨의 골프 매너는 모범생 그 자체다. 룰을 엄격하게 지키고 다른 사람 공이 옆으로 나가면(사라지면) 꼭 같이 따라가서 찾아준다. 벙커 정리를 끝까지 하고, 그린에서는 다른 사람 퍼팅할 때 끝까지 지켜봐 준다"라고 회고했습니다. 동반자뿐 아니라 고인은 캐디에게도 친절하다는 표현을 뛰어넘어 공손하다 싶을 정도로 뛰어난 매너를 보였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입니다. 윤 회장은 고인이 샷이글을 기록한 2019년 6월 3일 해비치CC에서 라운드를 특별한 추억으로 꼽았습니다. 당시 두 명의 다른 동반자는 만화가 허영만 화백, 심리학자인 고려대 허태균 교수였습니다. 12번 홀에서 야마하 7번 아이언으로 한 두 번째 샷이 컵에 빨려 들어간 겁니다. 다른 동반자들이 일제히 축하한다고 야단법석이었지만 정작 고인의 반응은 이랬다고 합니다. 쑥스럽게 웃더니 "이게 제가 한 게 아니고 하늘이 만들어 주신 겁니다"라고. 고인은 2019년부터 불의의 혈액암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오랜 세월 영화배우 중심의 골프 모임인 싱글벙글 골프단 단장을 맡은 그는 2020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홍보대사로 위촉됐습니다. 골프를 통한 나눔과 자선행사에 관심이 많았던 고인은 "골프는 우리 인생과 비슷한 묘한 매력이 있다. KPGA와 KPGA 소속 많은 선수가 지닌 개성과 매력을 널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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